처음 뒷마당에서 3일 내내 울던 아이가 너였다는 걸 일찍 알았더라면 힘들지 않게 하루라도 더 빨리 데리고 올걸 이라고 후회를 했지.
함께 낳은 다섯 마리 중 삐쩍 마르고 곧 죽을 것 같던 너 만을 놓고 가는 어미의 마음도 많이 아팠을거야.
그렇다고 네 친엄마를 미워하진 마.
길에서 사는 인생이 그렇게 쉬운 생은 아니니까 엄마도 다른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수단을 써야만 했을거야
그래도 넌 영리해서 사람인데도 그리고 나쁜 아저씨들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내 앞에 네 모든 걸 걸고 살려 달라고 안겨왔잖아.
네가 길에서 못 먹었던 이유가 예민해서 먹던 항상 네 입맛에만 맞는 사료만 먹고, 달콤한 것만 좋아하는 너였다는 걸 나중에서 알았지만
그렇다고 친엄마가 놓고 이사 가버릴 정도로 안 먹는건 고집이 너무 쎈거 아니니?
너를 입양하고 처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인터넷을 내내 뒤져서 고양이가 좋아 하는게 뭔지 엄청 공부했었어
네가 3일 동안 우느라 잠을 못자서 기절하듯이 아빠 품에 안겨 자고 있을 동안에 말야
넌 굉장히 영리한 아이였어.
새엄마한테 혼나면 퇴근하는 아빠한테 뭐라 뭐라 웅얼 거리며 억울하다는 듯 냐옹거렸고,
까만 고양이 동생을 입양하고 나서는 싫은 척은 다하면서도 창문 밖으로 길고양이만 접근하면
혹여 네 동생한테 해꼬질 할까봐 하악질하며 지켰던 차도녀였어
10년이 지나고서 부터는 목욕하자는 말만 나오면 숨었고,
예방접종 맞으러 병원 가자는 소리만 해도 어디 숨었는지 찾기도 힘들 정도였지.
마치 사람 말을 알아 듣는거 마냥 그렇게 행동했었어.
고양이가 저렇게 영리하다는 걸 처음 알게 해줬던 너였어.
네가 떠나는 날, 모두와 인사를 마치고 떠나는 모습 까지 넌 어쩜 그렇게 영리하고 사랑스럽니?
사랑하는 애기야. 이 세상은 잠시야.
아빠는 이 세상에서 너처럼 버려지고 아픈 애기들 보살펴 주다가 아빠도 아빠 수명이 다하면 그때 꼭 너 만나러 갈께
그때까지 하늘나라에서 잘 기다리고 있어
넌 영원한 아빠의 둘째 딸이야
사랑해 삐삐야...
꼭 꼭 꼭 다시 만나자 울 애기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