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달, 16살이라는 많은 나이로 폐수종 진단을 받고 한 달이나 버텨줘서 고마워.
한 달 전, 입원 시킬 때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몰라, 수의사 선생님이 오늘이 고비라고 말을 들었을 때
차라리 집에서 보내줄걸 그랬나 생각도 들고, 가뜩이나 병원 싫어하는 너가 잘 버틸 수 있는지 너무 걱정 되었지만
다행히 고비라는 하루 이틀을 버티고 3일 후에 퇴원 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하지만 2주 전부터 식욕이 뚝 떨어지고 팔다리 힘이 빠지는게 눈에 보이더니 일주일 전부터는 일어나지를 못 하고
픽픽 쓰러지는게 눈에 아직도 아른거린다. 3일 전부터는 대변도 잘 못 가리고, 아기가 된 것처럼 기저귀를 채워줬지.
원래라면 싫다고 난리를 피웠을텐데, 힘없이 가만히 있는 널 보고 나도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 같아.
잘 때 숨이 잘 안 쉬어져서 소리를 지르고 일어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줘서 발버둥을 치는 너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어. 정말 너무 고통스러워 하니까 안락사도 생각했어. 이틀 전에 안락사를 생각하다 너의 생각은
다를 수 있어서 마음을 바꿨지, 참 고맙다. 마지막 가는 길을 보게 해줘서 다른 강아지들은 죽을 때 소리를 한번 지르고 이별 한다는데,
어렸을 때부터 순한 너는 시끄럽지 않을까 고개를 바닥에 박고 가버렸어. 초롱아 고맙다 한 달이나 더 살아줘서 나 포함 우리 가족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줘서 고마워. 처음이자 마지막인 나의 반려동물, 이젠 가족인 초롱아 니가 우리에게 준 16년의 행복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내가 10살 때부터 지금 25살까지 나의 초, 중, 고, 대학교 생활을 모두 지켜본 니가 이젠 없다니 너무 아쉽다.
잊지 않을게 안녕 나의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