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야 이 사진이 언제인지 아니?
17년도 니가 처음 우리집에 자리 잡았을때 사진이야
꼬마야 나는 고양이가 싫었어, 다가오지도 않고 만지지도 못하는 동물이라고 생각했어
근데 너는 처음 날 볼때부터 달랐어
여름날 밤, 어둑어둑하고 주황빛 가로등이 간간히 비치던 그 길에서 나는 너를 처음 봤어
근데 너는 나를 보고 바로 다가오더라? 그리고 내 발에 너의 머리를 비볐어
내 손길도 마다하지 않고 좋아했어
너는 그렇게 애교 많고 특이한 고양이 였어
우리집 마당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임신을 하고, 우리집으로 들어오면서 나는 너와 함께 산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
내 발밑에서 자는 것, 퇴근하고 돌아오면 반겨주는 것, 내앞에서 바로 철푸덕 하고 쓰러지듯이 눕는 것
나는 너를 이뻐하지 않을 수 없었어
꼬마야
매일 너를 이렇게 불렀는데, 이제는 불러도 다가올수 없는 너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정말 하루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싸늘하게 식어있는 너를 보고 처음엔 안믿겼어
거짓말인줄 알았어, 사실 지금도 거짓말 같긴해
너의 앞에서 정말 오랜만에 술을 먹었어
너를 보내는 시간을 4시로 잡았는데, 딱 그때가 2시더라?
근데 난 너를 2시간안에 보낼수 없을것 같았어, 그래서 너를 쓰다듬으며 많이 울었어
많은 사람들이 니가 좋은 곳으로 갔을 거라고 했어
장례식을 하면서도 너를 조심스럽게 닦아주시는데, 눈물이 났어
화장할때도 계속 너를 봤어, 더 안슬퍼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스톤을 받고, 집으로 가자 라고 말하는 것도 힘들더라
지금 이 글을 쓰는것도 조금은 힘들어
근데 니가 이걸 봐줬으면 좋겠어
다음 생에도 나를 만나줄래?
17년도 여름밤처럼, 그 어두운 곳에서 나를 보고 반겨줄래?
꼬마야 보고싶어